인건비·임대료 모두 줄여라···허리띠 졸라매는 국내 e커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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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07. 오후 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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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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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 이후 수익성 개선에 집중해온 국내 e커머스 기업들이 허리띠를 더욱 바짝 졸라매고 있다. 국내 e커머스 시장에서 쿠팡과 네이버의 양강체제가 굳어지고,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중국계 플랫폼의 공세까지 겹치면서 뒤따르는 주자들의 설 땅이 더욱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 계열 e커머스 플랫폼인 SSG닷컴은 지난 5일 희망퇴직을 공지했다. 이번 희망퇴직은 2019년 3월 SSG닷컴이 이마트에서 물적분할돼 법인으로 설립된 뒤 처음이다. 대상자는 근속 2년 이상 본사 직원이다. 희망퇴직자에게는 근속연수에 따라 월 급여의 6개월치부터 24개월치에 해당하는 특별퇴직금을 지급한다. 미취학·초중고·대학생 자녀가 있는 경우 지원금을 따로 주고 재취업 서비스도 제공한다.

SSG닷컴 관계자는 “e커머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상황에서 효율적인 조직을 구성하고 직원 개개인에게는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넓히고자 희망퇴직을 실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e커머스 업계는 코로나19 시기 급격한 외형 성장을 이뤘다. 당시에는 적자를 감수하고라도 매출을 키우는 게 우선이었지만, 엔데믹 후 시장 성장이 정체되고 고물가와 저성장이 장기화되면서 수익성을 개선할 필요성이 커졌다.

쿠팡과 네이버가 전체 e커머스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양강 체제’가 굳어지면서 각각 시장의 10% 미만을 점유하는 나머지 업체들은 매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SSG닷컴은 법인 설립 후 2020년 469억원, 2021년 1079억원, 2022년 1112억원, 2023년 1030억원 등 매년 적자를 내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다른 e커머스 계열사인 G마켓도 신세계에 인수된 후 영업손실이 2022년 654억, 2023년 321억원에 이른다. 롯데쇼핑의 e커머스 사업부문인 롯데온, SK스퀘어가 최대주주인 11번가도 2020년 이후 연간 적자를 한 번도 벗어나지 못했다.

업계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인건비와 임대료 등 덩치 큰 지출을 줄이는 추세다. 11번가는 지난해 11월과 올해 초 두 차례의 희망퇴직을 진행했고, 본사도 오는 9월 서울역 앞 서울스퀘어에서 경기 광명시로 이전할 예정이다. 매각을 추진 중인 11번가는 시장 침체로 인수자를 찾지 못하다가 최근 오아시스가 인수 의사를 밝힌 상태로, 당분간 비용 절감을 통한 수익성 확보에 주력할 전망이다.

롯데온도 지난달 근속 3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으며,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타워에 입주해 있던 본사도 올해 하반기 중 강남 테헤란로로 이전할 계획이다. 최근 SSG닷컴과 함께 수장이 교체된 G마켓도 희망퇴직을 검토할 수 있다는 설이 흘러나온다.

물류비 절감과 물류 효율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신세계는 최근 CJ그룹과 동맹을 맺고 SSG닷컴 물류센터 3곳을 CJ대한통운에 위탁하기로 했으며, 롯데온은 최근 마트 물건을 2시간 안에 배송해주는 바로배송 운영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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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산업부 남지원 기자입니다. 유통업계와 항공업계에 대한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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