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서 못 팔아요”…‘두바이 초콜릿’ 직접 먹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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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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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타고 중동 디저트 화제
유통업계, 앞다퉈 출시 경쟁


지난 1일 오전 9시30분쯤 서울 종로구의 한 초콜릿 전문점 앞. 오픈을 30분 앞둔 시간임에도 10명이 넘는 손님들이 좁은 골목 사이 장사진을 치고 있었다. 이른바 ‘두바이 초콜릿’을 사기 위해 모인 이들로, 후덥지근한 날씨에 제각기 양산이나 손풍기를 든 채 가게 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회사 반차를 내고 1시간 넘게 기다렸다는 20대 직장인 박서연씨는 “SNS에서 보고 너무 먹어보고 싶었는데 점심쯤 왔더니 모두 품절이었다”며 “집에서 만들어 먹기는 번거로워서 오픈런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익선동의 한 초콜릿 전문점에서 9900원에 판매 중인 두바이 초콜릿.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두바이 초콜릿’ 열풍이 뜨겁다. SNS에는 관련 리뷰 영상이 쏟아지고, 지역별로 두바이 초콜릿을 판매하는 베이커리나 카페 등을 공유하는 게시글도 잇따르고 있다. 빅데이터 기반 키워드 분석 플랫폼 블랙키위에 따르면 ‘두바이 초콜릿’ 키워드의 네이버 검색량은 지난달 한달 기준 94만4900건에 달한다. 이는 두바이 초콜릿이 유행하기 시작한 5월 대비 약 235% 증가한 수치다.
 
이름도 생소한 두바이 초콜릿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소재의 디저트 업체 ‘픽스 디저트 쇼콜라티에’의 ‘피스타치오 카다이프 초콜릿’을 뜻한다. 오픈런 끝에 구매한 두바이 초콜릿은 초콜릿 코팅 안에 피스타치오 크림과 카다이프(중동식 면)가 들어가 있었다. 단면을 보면 초록색 스프레드에 카다이프 조각들이 가득 박혀 있는 형태다. 녹진한 식감과 달달한 맛이 어우러진 여타 초콜릿들과 달리 바삭바삭한 식감과 고소하면서도 약간 씁쓸한 맛이 더해지는 게 특징이다.
 
해외에서 열풍이 먼저 시작됐는데, 지난해 12월 한 아랍에미리트 인플루언서가 SNS에 올린 해당 제품의 광고 영상이 전세계적으로 입소문을 탔다. 3억회 이상 재생되며 인기를 끌자 국내 유튜버들이 재료를 구매해 직접 만들어 먹는 영상을 올리며 대중에게 알려졌다. 한정 판매라 현지에서도 구하기 어렵고 국내에는 수입되지 않다 보니 비슷하게 만들어 먹는 영상들이 화제가 됐다.
두바이 초콜릿 구매를 위한 오픈런이 이어지자 번호표 배부 공지를 내건 경기 하남의 한 카페.
 
한국에서 판매되는 건 현지 업체와 유사한 레시피로 만드는 것이다. 보통 8000원에서 1만6000원 사이의 다소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으나 전문적으로 만드는 곳이 많지 않아 품절 대란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에서 두바이 초콜릿을 판매 중인 한 카페 업주는 “평일에도 오픈런이 이어져 오픈 5분 만에 준비 물량이 모두 소진된 적도 있다”며 “전국적으로 인기가 많다 보니 카다이프 재료 수급이 안돼서 다른 대체 면을 사용하고 있다. 많이 팔고 싶어도 못 팔고 있��”고 전했다.
 
탕후루를 잇는 새로운 디저트 열풍에 유통업계도 발 빠르게 나서는 모양새다. 백화점은 팝업스토어를 유치했으며 편의점은 잇따라 두바이 초콜릿 스타일의 제품을 선보였다. 롯데와 신세계, 현대, 갤러리아 백화점은 주요 식품 매장에 두바이 초콜릿을 판매하는 디저트 업체를 팝업스토어로 입점시켰다. GS25와 세븐일레븐은 카다이프를 넣은 두바이초콜릿 제품을 7월 말 중 오프라인 점포에 출시할 예정이며 CU는 카다이프 대신 볶음 건면을 사용한 ‘두바이 스타일 초콜릿’을 지난 4일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인스타그램 등 숏폼 형식으로 영상이 퍼지며 디저트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당분간은 두바이 초콜릿 열풍이 이어질 것 같은 조짐에 편의점에서도 앞다퉈 신제품을 내놓은 것”이라며 “두바이 픽스의 제품은 국내 수입사를 통해 오는 10월 정식으로 국내에 들어올 전망”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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